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을 다녀왔다.
각 2000원씩의 입장료로 총 6000원에 3개의 전시를 볼 수 있었다.
금액대가 저렴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연결하는 집과 현대 도자공예는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가 많아 재밌었다.
도자공예는 관리하시는 경비분들이 너무 관람자를 뚫어지게 쳐다봐서 굉장히 불편했다. ㅎㅎㅎ..
아마 도자의 특성상 작품이 깨질까 봐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은데.. 그럴 거면 차라리 바리케이드를 더 철저하게 쳐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마지막에 나와 눈싸움하듯 긴 시간 아이컨택하다가 내가 아닌 내 뒤에 있는 걸 보는 척 최선의 노력을 하시던 경비원분이 참 웃겼기에 추억으로 남기려 한다.
거두절미하고 리뷰 시작!
과천에는 서울대공원과 서울동물원 그리고 서울현대미술관 과천점이 함께 붙어있다. 하두 커서 좀 걸어야 하지만 산책로도 정말 잘 되어있어서 나들이하기 딱 좋은 곳이다.
미술관 가는 길에 원숭이도 보았다!
이 날 굉장히 추웠는데도 야외에 나와 일광욕을 즐기는 원숭이.
미술관 입구에서 십장생이 그려진 철장을 보고 반가워서 사진을 하나 찍었다.
할아버지의 팔순 선물로 그렸던 십장생.
십장생은 장수를 상징하는 열 가지의 자연물로 이루어져있다.
해, 구름, 산, 물, 소나무, 바위, 불로초(영지버섯), 학, 거북이, 사슴으로 이루어져 있다.
입장료를 결제하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사자성어이다.
다다익선은 1988년도에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사용된 모니터는 총 1003대이고 서양의 문화와 동양의 문화가 여러가지 사이즈의 티비에서 나오고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88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고 전시한 작품이라고 한다.
티브이의 개수인 숫자 1003은 10월 03일 개천절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다익선을 뒤로하고 1층에 있던 연결하는 집 전시부터 들어가 보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58채나 되는 집들의 사진과 건축하게 된 배경 그리고 집 모형들이 있었다.
운이 좋게도 도슨트 님이 설명을 시작하는 타이밍에 들어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을 들으며 즐기고 왔다.
그중 기억에 남는 집들만 기록하려 한다.
이 건축가는 집이란 정주하는 곳이 아닌 베이스캠프와 같은 존재와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베이스캠프라는 집을 만들고 그 공간에 카페도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커피와 와인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이 건축가는 여러 개의 집을 다양한 위치에 배치시켰다. 그중 사진 속에 있는 공간이 가장 눈에 띄었다.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제일 높은 곳에 있고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게 나만의 숨겨진 공간 같아 꽤나 마음에 들었다.
이런 식으로 러프하게 만들어져 있는 집의 모형도 있다.
이 건축가는 부부의 삶 속에서 각자의 프라이버씨를 존중할 수 있는 집을 설계했다고 한다.
인상 깊었던 집 중 하나인데 3대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집을 설계한 곳이다.
7인을 위한 집이고 각 가족 구성원의 성향이나 취미를 면밀하게 파악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건축가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로 인해 고양이와 집사가 함께 살기 좋은 집을 설계한 집이 많았는데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사람에게 맞춰진 부분, 고양이를 위해 맞춰진 부분이 공존하며 서로를 위한 집이 되는 그런 몽글함이다.
외관이 너무 아름다워서 꽂혔던 집이다. 미술관 같기도 하고 근사한 카페 같기도 하다.
이게 집이라고?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집.
시골 속 폐쇄된 느낌이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 집의 메시지라고 한다.
이 집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픽셀 하우스라는 집도 마음에 들긴 했으나 집이 지어진 위치가 살짝..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설계한 내용이 담겨있는 종이를 보며 느낀 점인데 다들 그림을 참 깔끔하게 잘 그린다.
머릿속에 있는 집의 모습을 그림과 글로 남기는 것을 보며 많은 감명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나도 노트에 거의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사진도 다들 예술적이게 찍는다.
건축가 또한 예술가라는 사실을 망각하며 살고 있었다.
매일매일 아파트 한복판에 둘러싸여 있다 보면 이를 까먹기 쉽상이다.
이 집은 한 달 살기는 아니고 2박 3일 정도 여행을 가고 싶은 집이었다.
성당 같은 비주얼과 실내 수영장 완벽하다.
저 멀리 보이는 제주도 바다까지.. 최고다.
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보니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지었다는 건축가의 의도가 통한 것 같다.
제1관은 여기서 끝이 난다.
복도를 통해 제2관으로 가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실제 크기로 치수가 기록되어 있는 벽면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방 크기는 두 손을 양쪽으로 펼친 정도의 길이라고 한다.
난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그걸로는 부족할 것 같다.
나의 입맛에 맞게 방 구성을 변형시켜 보는 것도 해보았다.
나는 작업실, 여백(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 책방을 한 줄로 두고 싶다.
주방과 침실 그리고 화장실도 한줄로 가까웠으면 좋겠다.
아이를 가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키즈룸은 일단 화장실이랑 가깝게 위치해 두었다.
무려 58채나 되는 아름답고 의미가 있는 집들을 만든 건축가들의 이름이다.
이 이름들과 함께 전시는 끝이 난다.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인만큼 다양한 사람과 동물 및 상황에 맞춰진 대안적인 집들이었다.
집마다 스토리가 있고 거주자를 배려하는 듯한 집의 따스함이 느껴졌다.
나도 나중에 내 집을 직접 디자인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번에 도자공예까지 다 기록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다.
그렇다면? 도자공예 글은 다음에! (미루기)
<<To be continu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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