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미술관 리뷰 2편이다.
이번에는 현대 도자 공예와 뉴미디어 전시를 다룰 예정이다.
도자 전시는 2층에 있다.
달팽이처럼 동글동글 돌아있는 길을 따라 건물을 참 미적으로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하며 2층으로 이동한다.
한국의 도자기 역사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도자들이 현대 환경에서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시작은 우리가 흔히 아는 모양의 도자기들이 많았다.
물론 그 속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있는 도자기들이 있다. 위의 사진 속 도자는 색을 입히는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한 예시이다. 참으로 아름답다.
새하얀 벽과 새하얀 장소에 도자들이 올라가 있어서 너무 아름다웠다.
나는 특히 옥색이 도는 도자가 좋다. 요즘 언어로 말하자면 민트색에 가까운데 그보다 조금 더 깊은 느낌이 있다.
고급스럽고 조용한 느낌의 색이다.
접시모양의 도자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어떤 식으로 만드는 것인지 토론을 하며 전시를 관람했다.
모양을 만들어 구운 후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코팅을 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초안 스케치와 함께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그냥 작품만 보기보다는 그 작품이 탄생하게 된 작가의 과정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도자를 활용한 성당 건축물이다. 묵직한 느낌이 강하다.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갈수록 단순한 모양의 항아리나 접시, 잔이 아닌 다양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도자들을 볼 수 있다.
대형 도자들이 있다. 엄청 크고 멋있다. 이런 모형들이 몇백 개씩 있는 정원이 있다면 정말 아름답고 신비할 것 같다.
유튜브에서 도예가들이 이곳에서 바로바로 재료를 사용하며 도자를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수십 번, 수백 번을 퍽퍽 때려가며 모양을 잡는다. 수행이 아닐 수가 없다. 수행이 들어간 물건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험함이 들어있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구석구석 갈라지고 깨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조형물의 수명은 어떻게 될까? 안 깨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궁금해졌다.
이렇게 1관의 전시가 끝났다. 2관으로 이동하며 특이한 조형물을 발견했다.
2관으로 이동하며 느낌을 전환시키는 게 좋았다.
2관부터는 현대미술과 도자의 만남에 대한 전시이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거대한 조형물.
크랙 사이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는 게 아름다웠다. 불을 끄고 보고 싶은 마음..!
그래 이래야 현대미술이지.
난해하다. 하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나만의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현대미술은 난해하지만 작품을 통해 나를 알게 된다는 매력이 있다.
똑같은 돌은 보면서도 어떤 사람은 강아지를 닮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발처럼 생겼다고 한다.
각자 어떤 삶을 살고 있으며 어떤 생각, 가치관, 말투를 쓰는지에 따라 보는 눈과 느끼는 마음이 다르다.
현대미술은 매개체일 뿐이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종이백 같은데 solid 한 상태이다.
이 주름 하나하나를 연출한 것이 정말 대단하다. 안에 모래가 담겨있을 것만 같은 견고함이다.
Solid한 재료로 천이나 종이 같은 쉽게 변하고 변화하는 물건을 표현한다는 게 참으로 마음에 든다!
다양하게 찌그러진 모양을 유지하는 도자도 그의 매력이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그릇과 항아리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도자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
가장 재밌었던 작품들이다. 한애규 작가님의 작품들인데 집을 표현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커피 향이 구름처럼 새어 나오는 집, 지붕을 뚫고 펀치를 날리는 집, 천사이지만 프레임에 껴있는 집, 대청소를 하는 집.
다양한 집의 스토리를 집 외부에 있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표현한 것이 흥미로웠다.
이 작품도 좋았다. 같은 작가님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좌측의 집의 차가우면서 아늑하게 느껴진다. 고독이 있기도 하다.
우측의 집은 비어있고 얼어있다. 성에가 낀 집, 그리고 바닥에 있는 이부자리. 쓸쓸하다.
아! 집의 양측면을 보여주는 작품일 수도 있겠다. 같은 집 내부이지만 어디에서 바라보냐에 따라 다른 집?
저 위 사진과 같이 360도에서 볼 수 있는 조각은 환조라고 한다.
바로 위 사진과 같이 앞에서만 볼 수 있는 조각은 부조라고 한다.
역시 배움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는 서양미술사 공부를 하며 배운 것이다. ㅎㅎㅎ
이제 3부이다. 이제는 도자의 사용용도보다는 도자를 활용하여 어떤 것을 보여주느냐에 초점이 잡혀있다.
인간의 삶, 사회, 문화를 표현한다.
물고기에 대한 자연을 담은 영상과 함께 바닷속 같아 보이는 조형물들이 있다.
살아있는것이 죽어있고, 죽어있는것이 살아있는것이라는 철학이 있다고 한다.
나긋나긋한 나레이션과 함께 감자밭과 이를 여러 가지 형태로 수납한 공간도 있었다.
도자기의 옥색을 민트색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뜨개모임에서 얻어먹은 감자를 주제로 만들 설화이다. 재개발 지역인 광명에서 있던 일이라고 한다.
슬립캐스팅기법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옆면이 나란히 붙어있는 도자기들과 필라테스를 하는 용.
다양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용이 인상 깊다. 유연하다 유연해.
묘한 색감의 도자기들, 무지개 같은 색감은 사진 속에서 더 찐하게 나온듯하다.
요리하는 영상과 함께 두 가지의 영단어를 회전시켜 도자기와 같은 모형을 만들어낸다.
물레를 통해 회전시켜 도자를 만드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때 영상촬영을 하다가 제지당했는데 근처에 영상촬영을 하지 말라는 사인이 없었다.
도자 전시에서의 경비들은 사람을 민망하게 하는데 재주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을 잘 보존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관람객을 배려하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람자가 없으면 작품도 없다. 그러니 관람자를 배려하며 이들이 작품을 보는 데 있어 혼란과 불편함을 주면 안 된다.
손으로 움켜쥔 흙을 표현한 작품이다.
찰흙을 움켜쥘 때마다 모양이 다르게 나온 것을 활용하여 하나의 문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사랑을 표현할때 전달되지 않은 내용을 손으로 찰흙을 움켜지어 문자로 전달한다는 의미인듯하다.
폐도자를 활용한 작품들이다.
재활용을 하여 꺼칠꺼칠한 질감이 있지만 이 또한 매력포인트인듯하다.
마무리부에는 다양한 접시들이 있다.
특히 손잡이가 네모난 차 주전자는 음계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의 도자공예사 연표와 함께 전시는 끝이 났다.
나가는 길에 직접 다양한 도자를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있다.
거의 모든 게 매끈매끈했는데 폐도자는 정말 꺼끌꺼끌했다.
재활용을 했다는 관점에서는 그 값을 높게 사지만 직접 내가 구매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시 1층으로 이동해 뉴미디어 작품들이 있는 아더랜드로 갔다! 바쁘다 바빠!
3명의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영상작품이 재생되고 있었다.
에이샤 리사 아틸라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함이라 한다.
"이 작품이 우리 주변의 생동하는 풍경을 탐구하고 지구의 힘과 연약함을 상기시키는 대화의 장을 열기를 희망합니다."
-더그 에이트킨
더그 에이트킨의 작품은 영상물이었기에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5각형의 구조물을 지상과 바닷속에 배치하여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영상이었다.
넓은 바다에 들어가 있는 5각형의 반사되는 구조물. 그리고 그 안을 헤엄치는 카메라맨과 물고기들. 묘하다.
"관객들이 제 작품에서 발견하기를 바라는 것은 이미지, 움직임, 그리고 공간의 영향을 받았을 때 느끼게 되는 감각과 감정입니다."
-제니퍼 스타인캠프
과일과 꽃들이 무질서한 듯 질서 있게 움직이며 둥둥 떠다니는 영상이다.
예나 지금이나 미디어아트는 어렵다. 시각적 요소가 많아서 더 어렵게 느껴지는 듯하다.
아트샵에서 실크스크린처럼 찐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이 있었는데 점원분께 여쭤보니 아카이벌 기법의 판화라고 한다.
어! 이 그림 너무 쨍하고 예쁘다..라고 생각하면 다 판화이다. ㅋㅋㅋㅋ 판화 공부해야 하는데..! 공부하자!
이렇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모든 전시 리뷰가 끝이 났다.
건축, 도자, 미디어 등 다양한 종류의 전시를 한곳에서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회화작품도 좋지만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작품들도 좋다!
그럼 리뷰는 여기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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