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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UI 디자이너 TIL,WIL

03.15.24 TIL* (고양이 같은 사람을 대하는 방법)

by 아네린이 2024. 3. 15.

오늘은 13조 팀원분들과 마지막 날을 보냈다.

 

마지막 날인만큼 팀원분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아티클 스터디가 끝나자마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다.

아티클 스터디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적어둔 메모 내용을 참고하며 말을 했다.

 

각자 5분 정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나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말을 빠르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이 분들은 나의 대화를 귀찮아하지 않고 집중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단어선택에 신중을 기하여 말을 했다. (아직 친해지지 않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상대가 재미없어하면 어쩌지?라는 불안함에 말이 자꾸 빨라지는 나를 발견했다)

 

한분 한분 대화를 이어나갔고 나의 예상을 뛰어넘는 그런 좋은 결과를 맞이했다. (예상보다도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와서 나 스스로 놀랬다)

 

대화를 많이 안 하셨던 분들께서 질문도 하시고 (가끔 다 같이 정적이 있긴 했지만..ㅋㅋㅋㅋ)

다들 서로의 대화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라포'가 하나의 생물처럼 느껴졌고 팀원들 사이에 어떠한 생물체가 결합이 되며 조금씩 끈끈해지는 무엇인가를 느꼈다.

 

그렇게 라포가 형성됨을 느끼고부터 하나 둘 각자 개인적으로 궁금했던걸 질문하게 되었다.

자신에 대한 부족함이나, 상대를 보고 얻은 깨달음, 다른 사람이 보는 나는 어떤지에 대한 질문까지..

 

사실 이런 내용은 정말 친한 친구나 가족이 아니고서는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주제들이다.

상대방에게 나의 약점을 보여야 하는 내용이고,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내용이고,

나의 발전을 위해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달라는 부탁이 담긴 내용이다.

 

어떤 팀들은 이런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게 평범한 일인지 몰라도 우리 팀은 다르다.

우리 팀은 학업 외 대화를 많이 안 했던 상태였고 다들 조용하게 각자 할 일을 하며 지냈던 팀이었기에 이런 주제로 대화를 함께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재밌고 신기하고 즐거웠다.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을 하나 알게 된 것 같아 너무 신났다.

 

이번 팀을 통해 신중한 사람에게 다가갈 때는 일정 단계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신뢰성을 얻어야 하고 -> 우리의 목표가 같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 나의 솔직한 마음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순서대로 인간대 인간의 경계가 풀어지고 -> 팀원 대 팀원의 경계가 풀어지고 -> 믿어도 되는 팀원이 된다.

 

나는 3마리 냥이의 집사라 그런지 이런 과정이 마치 고양이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양이를 처음 집에 데려오면 적당한 무관심과 관심을 섞어서 고양이를 대해야 한다.

귀엽다고 너무 다가가면 경기를 일으킨다.

고양이가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기회가 생길 때마다 약간의 간식을 주거나 약간의 스킨십을 하며 조금씩 친해져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고 인내하면 매일 경계를 하던 고양이가 어느 순간 무장해제를 하고 집사 앞에서 대자로 누워 쿨쿨 자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강아지 같은 사람이야 편하게 다가가도 괜찮을텐데, 고양이처럼 경계심이 많고 신중한 사람에게는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천천히 다가가면 기회를 영영 놓칠 수도 있다.

천천히 다가가다가 기회가 생기면 툭 친해졌다가 다시 천천히 다가가다가 기회를 만들어 툭 친해져야 한다.

 

책을 통해, 아티클을 통해, 주변사람들의 조언을 통해 조용했던 팀원들과 활발한 대화를 나누게 되어 나의 인생에 있어 새로운 눈을 뜬것 같아 너무 행복했다.

아직 인간관계에 있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조금씩 진전이 되는 것 같아 좋다.

 

팀원들과 1시간 정도 대화를 하고 다시 각자 공부에 돌입했다. (라포형성이 좋아도 공부는 해야지!)

 

피그마 강의 1주차에서 3주차까지 복습하며 피그마에 정리본을 만들었다.

이 정리본은 처음 강의를 들을 때 따라 적던 것인데 그때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정리본을 만들다가 포기했었다.

 

복습하는 내용이라 그런지 정리를 하는 게 비교적 쉽게 느껴져서 이번엔 정리본을 정리하면서 강의를 들었다.

머릿속에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던 지식들을 한 곳에 모아 착착착 정리하는 느낌이라 머리가 맑아졌다.

 

 

 

 

 

목요일부터 모든 일정을 작은 노트에 적고 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책에 인간의 기억력은 너무나 짧기 때문에 매일매일의 기록을 노트에 적고, 토요일날 한 주의 일정을 돌아보며 회고시간을 가지면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있다.

 

캠프에서 주어지는 숙제 중 하나인 TIL과 WIL이 같은 방식의 활동이다.

나도 TIL을 쓸 때는 당일에 쓰니까 어떤 것이 아쉬웠고 어떤 것을 배웠는지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글이 거침없이 잘 써지는 걸 느낀다.

하지만 WIL은 어렵게 느껴졌었다. 사실 한 주 동안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감을 못 잡고 있었다.

앞으로는 매일 일정을 노트에 적고 WIL에 진정으로 회고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평일은 TIL을 적고,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는 WIL을 쓸 예정이다.

매일매일 쓰는 TIL은 두서없이 길게 적을 예정이고, 한 주의 마지막에 쓰는 WIL은 간략하게 정리하는 느낌으로 쓸 것이다.

 

나는 이번 캠프를 통해 UXUI에 대한 공부는 물론이고, 인간관계론도 많이 배우고 싶다.

 

이번주도 수고 많았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내일은 원 없이 편하게 놀자!

 

월요일부터 (새로운 팀원분들과 함께) 다시 멋지게 살자!